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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내 한국학 저자특강(제1차)

등록일 : 2016.10.14 조회 : 104

한국학 저자 특강 안내: 시대의 얼굴- 잡지 표지로 보는 근대




안녕하십니까.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1021일 금요일 오후 3시에 국내 한국학 저자 특강을 합니다. 장소는 규장각 1층 회의실(112)입니다.

이번 강연은 서유리 선생님께서

시대의 얼굴- 잡지 표지로 보는 근대

라는 주제로 발표해주실 예정입니다.

이어서 이기훈 선생님(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과 목수현 선생님(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의 토론이 있을 예정입니다.

서유리 선생님의 약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고고미술사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의 근대미술사를 전공으로 삼아 공부를 해오다가 근대기 대중매체에 넘쳐나는 이미지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잡지의 표지 이미지를 분석하여 지도 그리기를 시도한 작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것이 올해 <<시대의 얼굴: 잡지 표지로 보는 근대>>(소명출판)로 출판되었다. 앞으로도 대중매체의 이미지를 탐험해 나가면서 한국의 미술운동의 역사를 새롭게 써보려고 기획하고 있다.

아래에 발표 개요를 첨부하오니,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 부탁드립니다.

시대의 얼굴- 잡지 표지로 보는 근대

서유리(동덕여대 국사학과)

이 강연은 저자의 저작인 <<시대의 얼굴>>의 관점들과 그 내용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책은 근대기에 발행된 주요 잡지들의 표지 이미지를 분석하고 이것은 시대 순에 따라 재구성한 작업을 담은 것이다. 이 책은 표지라는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대상으로 수행한 미술사적인 분석작업이자, 잡지의 역사를 담아낸 것이며, 무엇보다도 잡지를 통해서 구현된 조선인들의 근대 만들기의 욕망을 이미지의 지도로 그린 것이다.

잡지의 표지는 책을 장식하기 위한 단순한 치장의 공간만은 아니다. 물론 표지라는 공간에 이미지가 실려 갖가지 방법으로 독자를 시각적으로 견인하는 행위 자체가 근대기 책의 중요한 성격이기도 했다. 잡지의 표지는 그러나 상업적 홍보에 그치지 않는다. 근대의 잡지들은 대부분 대중을 교육하고 계몽하려는 강력한 의지에 따라 발행되었던 점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독자를 지도하고 교육하려는 근대 잡지의 표지에는 잡지의 가치와 이념을 담아내는 이미지들이 함축적으로 실렸다. 무엇보다도 잡지의 표지에 실린 이미지는 잡지가 기획하는 이상적 근대 주체의 얼굴을 담아냈다. 독자는 잡지의 표지에 실린 이미지를 보면서 때로는 동일시하거나 대상화하면서 이미지가 담지한 가치를 내면화는 시각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미지가 잡지가 의도하는 주체화 작용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잡지가 행하는 이미지 정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기 대중매체는 이미지라는 시각적 영역을 매개로 해서 효과적으로 대중을 원하는 방향으로 주체화시키려 했고, 표지 이미지는 바로 그 주체화의 욕망, 근대화의 욕망을 첨예하게 담아낸 공간이었다.

잡지의 표지는 이미지 정치의 영역, 기획된 주체화의 시각적 영역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따라, 이 강연에서는 시대순으로 분석 배치된 잡지 표지 이미지의 흐름을 소개하려고 한다. 저자는 189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전반까지의 주요한 잡지들 소개하면서 기획된 주체 이미지의 중요한 변곡점들을 찾아 새로운 감각과 기획이 어떻게 독자들을 사로잡으려 했는지를 설명하려고 한다.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최초의 잡지인 󰡔친목회회보󰡕를 포함하여 1900년대 후반까지 근대 전환기의 잡지 표지를 장악한 것은 강력한 애국심과 국가 보존의 의지를 담은 국토표상과 국가상징물의 이미지였다. 그러나 국가에 대한 되뇌임만으로는 부족했고 또 늦었다. 강제병합 이후, 1910년대의 잡지발행을 주도한 최남선의 신문관은 <<소년>>을 필두로 분화된 연령대를 고려하고, 일본잡지 이미지를 참고하여 소년과 청년, 학생의 민족주의적 이미지를 표지에 내걸면서 근대적 주체화의 기획을 수행하려고 했다. 1920년대, 잡지의 표지를 다채롭게 수놓은 것은 여성과 아동의 이미지였다. 천도교 개벽사가 수행한 잡지 발간의 기획에서 이미지는 여성과 아동에게 주로 부여되었다. <<부인>>에서 <<신여성>>으로 이어지는 근 10년간의 여성계몽의 기획에서 제시한 이상적 여성주체의 표상은 빠르게 변화했다. 이 변화의 가장 보수적인 지점에 단아한 눈매의 구식여성이, 가장 진보적인 지점에 아르데코 디자인으로 그려진 데카당한 모던걸이 위치한다. <<신여성>>의 표지는 일방적이지만은 않았으며, 독자들의 요구와 발행진의 의도 사이에서 절충하고 협상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때로는 발행진을 멈춰 세우기도 했고 때로는 앞서나가며 과감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1930년대 초, 사회주의 잡지의 표지에는 강렬한 노동자 집단의 시위 이미지와 소련이라는 이상적 산업국가의 이미지가 열정적으로 제시되었다. 성인잡지가 아닌 소년잡지들에서 오히려 보다 강렬한 시위와 파업의 주체로 프로소년과 무산소년이 제시되었던 것은, 한국 사회주의 저변이 이 시기에 상당히 깊어질 수밖에 없었던 사실을 보여준다. 1930년대의 거대 신문사들이 발행한 시사종합잡지들은 건강한 남성주체와 시각적 강장제의 역할을 하는 여성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독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바야흐로 상업적 대중잡지의 시대가 열렸던 것이다. 1940년대 전반, 전시체제기에 요구된 주체는 준군사적인 제국의 국민 주체였다. 농촌여성들도 근대적 노동의 주체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 요구되었다.

강연 이후에는 근대기 전체의 표지 이미지의 흐름을 살피는 작업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여러 문제점들-검열이나 잡지의 상업성/계몽성의 상관관계, 표지 이미지의 시각작용과 주체화라는 문제설정의 유효함의 문제, 양식적 분석의 의의와 도상적 해석의 타당성 문제들을 두루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키워드: 잡지, 표지, 근대화, 주체화, 이미지, 정치, 양식, 도상, 시각성, 근대성

문의) 규장각 학술교육부 880-5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