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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로퀴엄

제82회 “박경리의 대일 인식과 역사관에 관한 고찰 −『토지』의 <동학> <천황제> 관련 서사를 중심으로”

등록일 : 2014.08.25 조회 : 113
  

안녕하십니까.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94일 목요일 오후 4시에 제82회 콜로키엄을 개최합니다. 장소는 규장각 1층 회의실(112)입니다.

이번 강연은 니가타국제정보대학(新潟国際情報大学) 정보문화학과 교수로 계신

신은주 선생님께서

 

박경리의 대일 인식과 역사관에 관한 고찰 −『토지<동학> <천황제> 관련 서사를 중심으로

 

라는 주제로 발표해주실 예정입니다.

 

신은주 선생님께서는 일본 오차노미즈여자대학 인문과학연구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으신 후, 일본학술진흥회 외국인특별연구원을 거치시고, 일본 니가타국제정보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계시며, 현재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 방문학자로 와 계십니다.

 

아래에 발표 개요를 첨부하오니,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 부탁드립니다.

 

 

 

 

 

박경리의 대일 인식과 역사관에 관한 고찰

−『토지<동학> <천황제> 관련 서사를 중심으로

 

신은주 (니가타국제정보대학)

 

박경리의 비판적인 일본관의 뿌리에는 <근대>라는 이름에 감추어진 문명과 야만, 선진과 후진, 우열과 열등, 다수와 소수, 중심과 주변 , 이분논법을 기초로 하는 근대주의 지배 논리에 내재하는 모순과 한계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관이 토지에서는 주로 민중 레벨에서의 근대주의 비판, 반일 감정의 노골적인 분출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박경리는 민중의 본능적인 저항 의식을 식민지 현실에 맞서 싸워나가는 유력한 주체로서, 어떠한 이데올로기의 저항성보다도 우위에 두고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동학을 한민족의 생존과 자존을 지켜낸 민중의 힘의 실체, 변혁주체로서 자리매김하면서 대극선상에 일본의 천황제를 두고 한민족의 억압적 타자로서의 일본제국의 허상과 모순을 천황제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통해 지적하고 있다. 동학과 천황제 관련 서사는 서술자의 직접적인 배경 설명과 평가, 확산되는 관계망의 형성과 함께 등장인물들끼리의 거듭되는 대화의 형태로 전개되면서 토지전체의 중요한 사상적 담론을 형성한다.

박경리 자신이 거듭 말하고 있듯이, 또한 많은 토지관련 선행 연구의 성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듯이, 토지 일제지배의 고난의 시대를 살아낸 민중의 모습, 민초들의 치열한 삶을 통해 한민족의 한과 해한의 세계를 그려낸 작품이다. 한민족의 한과 해한의 세계는 넓게는 일본의 허황된 군국주의, 황국주의에 의한 지배와 지배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황제 비판을 중심으로 일본론과 한민족의 생존과 자존을 지켜낸 민중의 힘으로서의 동학의 자리매김은 토지전체의 주제를 지탱해주는 개의 기둥이며, 작가 박경리의 사상의 표출인 것이다.

일본제국이라는 <억압적인 타자>, 앞에서 한민족은 무참히 무너져내렸다. 피지배자의 역사는 실패의 역사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실패의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실패의 역사는 누구의 역사인가. 실패의 역사 속에서 이어져간 한국인 개개인의 삶은 삶이 치열하면 할수록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한국의 살아 있는 역사가 된다. 주권 상실에서 해방을 맞이하기까지의 <조선>은 지배자의 눈에는 제국일본의 <외지>에 불과했으나, 시대를 살아간 개개인의 삶에는 역사의 연표와는 다른 물줄기가 엄연히 존재했다는 <당연한 사실> 박경리는 토지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순간에도 진행중인 일본과 한국의 불편한 관계의 배경에는 바로 이러한 <당연한 사실>에 대한 망각과 왜곡이 여전히 존재하는 게 아닐까. 박경리의 대일인식과 역사관이 구태의연한 것이 되기에는 아직 우리 앞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문의) 규장각 학술교육부 880-5827